폐교

폐교, 캠핑장이 되다

meat-mandu 2025. 7. 3. 13:30

폐교가 캠핑장이 되는 시대: 자연과 공간이 만나는 이색 여행지 5선

사람들은 더 이상 흔한 여행지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프라이빗한 공간’, ‘사람이 적은 자연 속 휴식처’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해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폐교 캠핑장’이라는 독특한 형태가 조용히 주목받고 있다. 오래된 학교가 문을 닫은 뒤, 그 넓은 운동장과 튼튼한 교실, 조용한 시골 풍경이 캠핑장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폐교가 캠핑장이 되는 시대

 

실제로 폐교는 탁 트인 자연 환경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이미 기본적인 건물과 기반 시설이 갖춰져 있어 리모델링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글에서는 전국에 존재하는 폐교 캠핑장 중에서도 특히 감성적인 공간 구성과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5곳을 선별해 소개한다. 각 장소는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스토리를 품은 체류형 여행지’로 기능하고 있다.

 

 

충북 제천 – 청풍 고등학교 캠핑장: 교실에서 자고, 운동장에서 고기를 굽다

충북 제천의 ‘청풍 고등학교’는 2010년 폐교된 후 민간 운영자에 의해 캠핑장으로 탈바꿈되었다. 이 캠핑장의 가장 큰 특징은 교실 한 칸 한 칸이 각각 독립된 숙박동으로 리모델링되어 있다는 점이다. 캠핑카를 위한 전용 구역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메인 운동장은 대형 바비큐 공간과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청풍호와 가까워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캠핑장 내부에는 졸업생들이 남기고 간 벽화와 앨범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추억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인 캠핑족이나 가족 단위 고객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고, 주변에 사람이 적어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여행자들에게 이상적이다.

 

 

전남 해남 – 송지초 캠핑스테이: 폐교와 바다가 만나는 최적의 힐링 장소

전라남도 해남군의 송지면에는 ‘송지초등학교’라는 이름의 폐교가 있다. 이곳은 2008년 폐쇄된 이후, 인근 청년 농부들이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로 직접 리모델링하여 ‘캠핑스테이’라는 이름의 복합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 캠핑장의 핵심은 ‘바다 조망권’이다. 운동장에서 텐트를 설치하면 남해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지며, 실내에는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북카페와 샤워장도 마련되어 있다. 방문객들은 낡은 교실 창문 사이로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며,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도 판매되고 있다. 숙박보다는 체험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캠핑과 함께 로컬 문화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글램핑보다는 자가 텐트를 선호하는 감성 캠퍼들에게 추천된다.

 

 

강원도 인제 – 남면중 캠핑파크: 오지 캠핑과 레트로 감성의 만남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남면중학교는 2012년을 끝으로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았다. 이후 산림청과 지역 협동조합의 협력으로 ‘남면중 캠핑파크’라는 이름의 캠핑장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곳은 캠핑장이라기보다는 작은 레트로 테마파크에 가깝다. 운동장에는 자동차 글램핑존이 있고, 교실 내부는 전통 만화방, 추억의 교실 체험존, 오래된 포스터가 가득한 영화관 등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1990년대 학교 생활을 추억하는 30~40대 캠퍼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가족 단위 이용객들도 자녀에게 ‘과거의 학교’를 체험시켜주기 위해 방문한다. 전력망과 수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장기 캠핑도 가능하고, 여름에는 폐교 뒷산을 활용한 산책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감성과 체험’을 결합한 폐교 캠핑장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선 콘텐츠가 된다.

 

 

경북 고령 – 쌍림초 오토캠핑장: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캠핑의 현장

경북 고령의 쌍림초등학교는 폐교 후 지자체 주도로 리모델링이 진행된 사례다. 이 캠핑장은 지역 예산과 민간 사업자의 공동 투자로 운영되며, 특히 오토캠핑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캠핑장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 조명, 야간 보안 CCTV, 무료 와이파이 등이 기존 캠핑장과는 다른 차별점을 보여준다. 폐교 건물은 전통놀이 체험관, 향토음식 시식 공간 등으로 꾸며져 있어 캠핑 외에 지역 문화 체험도 함께 가능하다. 특히 주말마다 열리는 ‘학교장터’는 인근 농가에서 직접 판매하는 신선한 농산물이 진열돼 있어 도시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캠핑과 로컬 콘텐츠를 결합한 구조는 향후 폐교 캠핑장의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 진안 – 마령중 캠핑빌리지: 힐링과 창업이 공존하는 공간

진안의 마령중학교는 폐교 이후 민간 청년 스타트업 팀이 ‘캠핑과 공유 창업 공간’을 결합한 형태로 리모델링한 케이스다. ‘마령중 캠핑빌리지’는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교실 일부를 리모델링하여 지역 청년들이 팝업스토어나 1인 창업 테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으로는 운동장과 체육관을 그대로 보존하여 캠핑 구역과 야외 활동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캠핑을 즐기면서도, 현장에서 운영되는 수공예 클래스나 로컬 푸드 클래스에 참여할 수 있다. 도시의 창업 인큐베이터가 자연 속에 들어온 느낌을 주며, 캠핑과 창업 실험이 동시에 일어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매우 독창적인 구조를 지닌다. 폐교가 단순한 ‘공간 대여’가 아니라 ‘지역 창업 생태계의 거점’으로 변모한 좋은 예시다.

 

 

폐교 캠핑장은 더 이상 임시 공간이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여행과 삶

폐교는 과거의 흔적이자 지역의 역사였다. 하지만 지금, 그 공간이 다시 사람을 모으고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캠핑장은 단순한 숙박 시설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감성 공간이며,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다. 특히 교실의 정취를 그대로 보존하거나, 운동장을 활용한 넓은 캠핑 구역은 여느 상업 캠핑장에서 느낄 수 없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또, 지역주민과의 협력, 청년 창업자들의 유입, 공공기관의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폐교 캠핑장은 ‘지속 가능한 로컬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여행 트렌드가 감성과 독립성, 스토리 중심으로 흘러가는 지금, 폐교 캠핑장은 단순한 틈새시장이 아니라 앞으로 더 커질 메인 시장 중 하나다. 자연, 공간, 사람의 연결이 이뤄지는 곳. 폐교 캠핑장은 그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