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체험학습장으로 재탄생한 폐교

meat-mandu 2025. 7. 2. 15:28

폐교의 놀라운 변신: 잊힌 교정이 체험학습장으로 다시 숨 쉬다

한국 사회는 저출산과 농촌 지역 인구 감소 현상으로 인해 매년 수백 개의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 과거에는 이들 폐교가 단순히 방치되거나 민간에 매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활용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폐교의 놀라운 변신 잊힌 교정이 체험학습장

 

특히 폐교를 체험학습장으로 재탄생시키는 움직임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의 공간이었던 학교가 다시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로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폐교 체험학습장은 단순한 숙박이나 견학 공간을 넘어, 자연 친화적 교육 콘텐츠, 창의적 체험 중심 학습, 가족 단위 방문객 유치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지역 관광자원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운영 중인 주요 폐교 체험학습장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전환 과정과 운영 방식, 교육적 효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체험학습장으로 재탄생한 폐교, 구조적 강점을 갖추다

폐교는 본래 교육을 위해 설계된 공간이기 때문에 체험학습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구조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학교 건물은 교실 단위로 공간이 나뉘어 있어 각 교실을 체험실, 공방, 전시실 등 다양한 용도로 쉽게 개조할 수 있다. 또한 운동장은 야외 활동 공간으로 적합하며, 강당은 발표회, 연극, 영상 상영 등 다목적 문화 공간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기존에 구축된 급식실이나 숙직실은 방문객 숙박이나 식사 제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일부 체험학습장에서는 이 공간을 활용해 로컬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 체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폐교는 대부분 산, 들, 하천 등 자연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자연 체험 콘텐츠와 매우 잘 결합된다. 예를 들어 논 체험, 텃밭 가꾸기, 자연 탐사, 숲 속 생태학습 등이 가능하며, 이러한 활동은 아이들의 감성 발달과 체험 중심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체험학습장의 성패는 결국 ‘공간의 유연성’과 ‘프로그램 기획력’에 달려 있는데, 폐교는 그 둘을 동시에 갖춘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전국 폐교 체험학습장 우수 사례 3선 – 교육과 관광의 접점을 만들다

첫 번째 사례는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곰배령 자연학교’다. 이 공간은 폐교된 서화초등학교를 활용해 조성된 체험학습장으로, 생태교육과 생물다양성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참가자는 숲 해설가와 함께 곰배령 숲길을 탐방하며 식물의 생태를 관찰하고, 교실에서는 동물 흔적 추적, 생태지도 만들기 등의 활동이 진행된다. 이곳은 교육청과 산림청이 공동 후원하는 공식 생태교육 거점으로도 인정받았다. 두 번째는 전라남도 고흥에 있는 ‘연홍도 예술학교’다. 폐교된 연홍초등학교를 활용한 이 공간은 예술 체험을 주제로 하는 특화형 체험학습장이다. 도자기 만들기, 목공예 체험, 섬마을 사진 촬영 워크숍 등이 진행되며,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의 참여도 활발하다. 학교 주변은 벽화 마을로 꾸며져 있어 문화관광지로도 각광받는다. 마지막으로 경상북도 문경시에 조성된 ‘오미자마을 체험학교’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오미자 농사를 주제로 한 학습공간으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직접 오미자를 수확하고, 전통 방식으로 오미자청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며 지역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이처럼 폐교 체험학습장은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닌, 지역의 자원과 문화를 체험으로 연결하는 복합형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폐교 체험학습장의 지속가능성: 교육, 지역, 정책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폐교를 체험학습장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는 교육 콘텐츠의 질이다. 단순한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학습 목표와 교육적 성취도를 고려한 프로그램 설계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생태교육이라면 교과 연계성, 계절성, 안전성 등을 고려해야 하며, 문화예술 체험이라면 전문 강사 확보와 창작물 결과 공유가 중요하다. 둘째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다. 폐교 체험학습장이 단순히 외부 방문객만을 위한 공간이 되면 지역 주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마을 주민을 강사로 활용하거나 로컬 농산물을 식재료로 쓰는 등 지역 자원의 순환적 활용이 요구된다. 셋째는 지속적인 행정적 지원이다. 일부 지자체는 폐교 활용 공모사업이나 시설 리모델링 지원금을 통해 이러한 체험학습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 예산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성공적인 폐교 체험학습장은 ‘교육적 완성도’, ‘지역적 수용성’, ‘정책적 지속성’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균형을 이루어야만 실현 가능하다. 앞으로는 체험학습장을 넘어 로컬교육 허브, 지속가능 관광 거점, 사회적 경제 플랫폼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