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교에 담긴 마을의 기억을 만나기까지일상을 잠시 멈추고 과거의 시간을 천천히 거닐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특히 지역의 삶과 문화가 오롯이 녹아든 공간을 만나게 되는 일은 더욱 귀하다. 나는 어느 겨울, 우연한 기회에 충북 영동군의 작은 마을에서 그런 공간을 발견했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폐교를 개조한 마을 박물관’이라는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궁금증이 생겼다. 폐교는 보통 방치되거나 창고로 바뀌기 마련인데, 그것이 ‘마을 전체의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바뀌었다는 말에 나는 마음이 동했다. 과연 한 마을의 시간과 기억을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교실에 어떻게 담아냈을까. 그렇게 나는 직접 그 현장을 찾아 충북 영동의 깊은 시골 마을로 향했다. 영동군은 충북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