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교라는 공간이 주는 낯선 설렘도심 속 빌딩 숲에 지친 어느 날, 우연히 접한 폐교 촬영 콘텐츠 한 장면은 나를 움직이게 했다. “버려진 교실에서 찍은 인생샷”이라는 해시태그 아래, 조용한 교실 창가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은 인물의 실루엣은 말보다 강한 감정을 전하고 있었다. 호기심이 생겼다. ‘그 감정을 나도 담을 수 있을까?’ 그렇게 나는 폐교로 향했다. 목적지는 전북 임실에 위치한 폐교형 문화공간, 신덕초등학교. 1994년 폐교 이후 마을 공동체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감성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외관은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었고, 건물 뒤편으로는 낡은 종탑과 풀잎이 무성한 운동장이 펼쳐져 있었다. 도착한 첫 느낌은 ‘고요’였다. 흔한 여행지의 떠들썩함도 없었고, 관광객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