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학교가 폐교 되었고 가게도 조용히 닫혔다이 분식집은 이름조차 없었다. 간판은 오래전에 바람에 떨어졌고, 메뉴판은 종이테이프로 붙여놓은 A4 용지 한 장이었다. 하지만 이 가게는 동네 아이들에게 ‘학교 앞 떡볶이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오랜 세월 사랑을 받아왔다. 남천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 붉은 파라솔 두 개 아래 자리한 테이블은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아이들로 가득 찼다. 주인인 김 여사는 지난 30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아이들의 간식과 고민을 함께 나눴다. 그런데 학교가 폐교되자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등굣길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는 사라졌고, 놀이터에서 들리던 웃음소리도 멎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작은 분식집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느 날 김 여사는 결정했다.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