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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기숙사에서 일어난 단 한 번의 재회 – 47년 만의 동창 모임

멈춘 시간 속, 다시 열린 폐교의 기숙사 문1977년 여름,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에서 한 지방 중학교의 기숙사가 문을 닫았다. 마을 인구 감소와 학령 인구의 급감으로 학교는 폐교 결정이 내려졌고, 그와 함께 기숙사도 자연스럽게 닫혔다. 누군가는 마지막으로 이불을 개었고, 누군가는 손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그렇게 4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기숙사는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낡은 창틀, 벽에 걸린 오래된 게시판, 번호가 적힌 작은 금속 침대들. 아무도 손대지 않았지만, 아무도 잊지 않았던 공간이다. 바로 그 공간에, 2024년 가을. 그 시절 기숙사생 8명이 다시 돌아왔다. 그들은 인터넷에서 우연히 연락이 닿았고, 한 명이 제안했다. “우리, 다시 거기로 가볼까?” 그렇게 시작된 단 한..

폐교 2025.07.16

도심 한복판 폐교를 1인 극장으로 만든 남자의 프로젝트

사람이 사라진 폐교 교실에 다시 불이 켜졌다서울의 중심부, 오래된 골목을 지나면 조용히 숨은 폐교 하나가 나온다. 1998년에 폐교된 이 초등학교는 수년간 비어 있었다. 유리창은 깨졌고, 운동장은 잡초로 덮였으며, 교문은 녹슬어 반쯤 열린 채 방치되었다. 그곳에 2022년, 다시 불이 켜졌다. 이번엔 학생이 아닌 한 남자의 손으로. 조명 장비를 짊어진 30대 영상 크리에이터 박도윤 씨는 이 폐교를 임대해 혼자만의 극장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단 한 명의 관객을 위한 공간.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 자신을 위한 무대였다. 박 씨는 교실 하나를 스크린 룸으로 개조하고, 교무실을 편집실로 꾸몄다. 방송국에서 퇴사한 후, 혼자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그는 사람들 대신 폐허를 선택했다. 누구도 관심 두지 않던 공간..

폐교 2025.07.16

폐교된 운동장 위의 드론 농업 – 혁신은 버려진 곳에서 시작된다

잡초만 자라던 폐교 운동장에서 ‘기술’이 날아오르기까지시골의 작은 초등학교가 폐교된 지 20년이 지났다. 운동장은 풀로 뒤덮였고, 녹슨 철봉과 무너진 농구 골대만이 당시의 흔적을 말없이 품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적막한 공간 위에 지금은 드론이 날고 있다. 사람이 떠난 교정에 기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기술은 농업이라는 오래된 산업을 다시 새롭게 만들고 있다. 드론 농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이다. 자동화된 비행장비가 농약을 살포하고, 생육 상태를 분석하며, 농작물의 생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이 혁신이 이뤄지는 장소가 하필 폐교였다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사람이 사라진 땅에서 가능성을 찾은 이들은 도시가 아닌 시골을 선택했다. 사용되지 않는 운동장은 드론 비행 연습에 최적..

폐교 2025.07.16